- 저자
- 김광민
- 출판
- 현암사
- 출판일
- 2019.08.28
고등학생 때 사회과 선택과목으로 (지금은 이름이 바뀐) 법과정치를 공부했고 몇 년 지나지 않아 그때 글자로 배웠던 내용이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건이 되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경험을 했다. 사실 내게 크게 와 닿은 헌법재판소 결정은 그 정도뿐이었다. 하지만 뉴스를 통해 주변의 말들을 통해 접했던 많은 헌재의 결정들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었고 사회 분위기를 바꾸었기 때문에 결국 내가 생활해온 시간들은 모두 헌재 결정의 영향 아래 있었을 것이다.
책에서 소개한 헌재의 결정은 이미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식 또는 문화가 바뀌고 난 뒤에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논란이 될 정도로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결정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그 경우 정치적인 이해관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헌법재판관들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헌법에 근거해 결정해야 하는 일이니 만큼 중립의 정도를 지키는 일은 불가능하고 개인의 가치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법이 정말로 만인 앞에 평등한가 의심을 하게 하는 사례를 접할 땐 큰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선정한 20가지 사례를 살펴보는 일은 큰 의미가 있었다. 헌재의 사례에 국한되긴 해도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굴곡을 살필 수 있었고 지금은 당연시 여기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를 살아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시시각각 바뀌는 사회 속에서 지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얼마나 절대적인지, 어떤 가치관으로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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