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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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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좌절 앞에서 주저앉을 것인가, 좌절을 다른 무언가로 승화할 것인가? 그에 대한 해답을 들려줄 수 있는 한 명의 음악가가 여기 있다. 한때 처참한 탈락으로 피아노를 포기하고 전화회사의 영업사원이 되기까지 하였으나 꿈의 무대에 오르기 위하여 다시 건반 앞에 앉은 피아니스트. 동양인 여성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실소하던 관객들에게 감동의 연주를 들려주어 모두 기립하여 박수를 치게 만든, 그리하여 한국 국적으로서는 처음으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상위에 입상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연주자. 서울대 음대 사상 최연소의 나이에 교수가 되었지만 더 활발한 연주 활동을 위하여 10년 만에 교수직을 내려놓고 홀로 광야로 떠난 단독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미국 땅에서 홀로 갓난아이들을 키우는 생계형 피아니스트였으나 지금은 세계적인 명문 음대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제자를 가르치며 두 아들딸을 모두 하버드 대학교에 보낸 교육자. 우리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백혜선의 이야기이다. 그가 피아노 앞에 앉은 50여 년의 세월 동안 얻은 인생 내공을 이 한 권의 에세이에 담아냈다. 오늘을 열심히 사느라 좌절할 일도 잦은 젊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삶의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신수정 추천!
저자
백혜선
출판
다산북스
출판일
2023.01.26

 

올해 초, 살면서 가장 큰 열정을 쏟았던 일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는 경험을 했다.

출근 전 2시간,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퇴근 후 잠들기 직전까지 모든 여유 시간을 그 일에 쏟았다.

후회 없이 해보자는 다짐도 있었고 스스로와 결과에 대해 확신했기에 가능했던 스케줄이었다.

그래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아 들게 되자 그동안 나를 움직이게 했던 모든 힘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금 써야 할 힘을 그때 다 끌어다 쓴 것처럼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는 사소한 일조차 힘에 부쳤다.

잠이 늘었고 친구들도 만나지 않았다.

겨우 출근해 일을 하다가도 눈물이 저절로 흘러 화장실을 자꾸만 들락거려야 했다.

한동안 그렇게 무기력에 삶을 내어줬다.

이렇게 시간을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을 움직여 무언가를 시도할 의지를 낼 수 없었다.

우울해하면서도 일상을 바꾸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고 점점 더 크게 좌절하게 되는 굴레에 빠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여기가 바닥이라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추락이 어느새 멈췄음을 알게 됐다.

혼자 펑펑 울면서 이제 바닥을 딛고 일어서서 다시 걸어갈 일만 남았다고 다시 힘을 내보자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그때 이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가장 못생긴 발'을 내밀며 도전했기에 좌절했노라고 솔직하고 묵직하게 전해주는 위로가 고마웠다.

저자는 연주자에 한정하여 말하긴 했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문장도 있었다.

"하지만 연주자에게는 노력과 성취의 등가교환이 주어지는 법이 결코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에도 연주자는 자기 연마를 통해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날의 내가 인정받지 못했고,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더라도 나만큼은 최선을 다했던 그 시간에 만족해야 한다.

지금 당장 눈에 띄는 진전은 없지만 내가 보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고 내일 나는 한 발짝 더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

저자가 순진하다고 표현하는 믿음을 다시 내 안에 싹 틔울 수 있었다.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믿음이라 미리 겁먹고 자주 의심하겠지만

그래도 자기 전 눈 감았을 때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고 칭찬할 수 있는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이제 일어나 걸을 시간이다.

 

덧) 언젠가 봤던 영상이 생각나서

요안 부르주아 - 성공은 선형이 아니다(Success Isn't Lin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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